나는 극악 칼직모라 주기적으로 파마를 하는데, 파마를 할 때마다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

바로 파마 후 48시간동안 (많게는 72시간동안) 샴푸를 하지 말라는 권유 때문인데, 이게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다.

파마를 한 후에야 깨닫는 샴푸의 소중함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게 그냥 풍문이다, 전래동화같이 전해져 내려오는 근거없는 이야기이고 요즘은 약제가 좋아져서 바로 샴푸로 머리를 감아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항상 혼란스러워서 파마를 할 때마다 미용사분들께 여쭤본다.

(나는 블로그 체험단으로 파마를 자주 하여 파마 하는 곳이 매번 바뀐다)

 

그래서 내가 목포-광주-서울 등지 곳곳의 미용사분들께 '파마 후 샴푸를 바로 해도 되나요?'라고 물을 시 답변은

1. 이틀 후에 하라.

2. 하루만 참으라.

3. 바로 해도 된다.

위 세가지 답변으로 답이 갈렸고

 

그 비율을 따지자면 '하루만 참으라'라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드문드문 실제로 '바로 해도 됩니다'라고 하는 분들도 계셨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원리를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도대체 48시간동안 샴푸로 머리를 감지 말라고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진짜 미용사들이 뇌피셜로만 이어오는 풍문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먼저 이 궁금증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파마의 원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

 

*파마의 원리

1. 우리 모발은 '큐티클층'이라는 모발의 피부 같은 것이 있다.

(왼)큐티클 손상 (오)큐티클 건강

2. 파마약은 이 큐티클층이라는 모발의 피부를 열고, '시스틴'이라는 것의 결합을 끊는다.

3. 시스틴 결합을 끊게 되면 모발이 연화(흐물흐물해짐)된다.

 

4. 흐물흐물하게 모발이 백지상태가 되었을 때 롯드를 신나게 말아서 모양을 낸다.

5. 그리고 따뜻한 외계인 기계를 돌리며 모발을 열을 가하며 방치한 후에

 

6. 중화제를 발라서 다시 시스틴을 결합(모발 단단)시켜주고 큐티클층닫는다.

7. 그럼 그 모발의 컬이 평상시에도 유지되면서 펌 완성이다!

시스틴 절단과 결합

그렇다면 여기에서 왜 샴푸로 머리를 감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대부분 샴푸는 '알칼리성'

그 이유는 먼저 위 파마의 원리에서 2단계였던 파마약, 즉 펌제가 큐티클층을 뚫기 위해 '알칼리' 성분으로 제조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알칼리성이 큐티클층을 뚫어준다는 것인데, 반대로 산성은 닫아주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

그래서 시스틴 결합을 시켜주는 6단계의 중화단계에서의 중화약은 '산' 성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아무리 열고 닫는 것을 화학적으로 한다손 치더라도, 인간이 하는 것이 어떻게 자연만 하겠는가?

큐티클층이 완벽하게 닫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살짝 열려있을 수 있는데... (조금씩 열려 있을 수 밖에 없겠다)

※이렇게 큐티클층이 열려 있는 경우 손상되었다고 하고, '손상모'라고 한다

 

이 때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알칼리성 샴푸로 씻어버리면 어정쩡하게 열려있었던 큐티클층이 더 열리면서 컬이 풀리는데 일조를 한다는 것이다.

 

산성인 중화제를 처발처발 해서 다시 모발을 닫힌 큐티클층으로 복구하는데는 통상 1~3일이 걸린다고 하는데 결국 그 기간동안 알칼리성 샴푸로 방해가 되면 안되니까 파마 후에는 1~3일동안 샴푸를 하지 말라는 논리가 나왔다고 한다.

 

굉장히 논리적이고 근거가 있는데?

샴푸의 알칼리성이 문제다

 

 

*여전히 남는 의문점

그렇다면 왜 소수의 미용사들은 '그냥 감으셔도 돼요'라고 말했던 것일까?

그 근거들을 인터넷 등지에서 찾아보니 입을 모아 '요즘 약제는 괜찮다'라는 논리다. (디테일한 설명은 없었다)

 

이 역시 맞는 말일 수 있는 것이, 펌의 유지가 큐티클층이 여닫는 과정에서 완전히 닫히는 것이 관건이라면, 이 분야에 대해서 펌제를 제조하는 대기업들이 기를 쓰고 우수한 펌제를 만들기 위해 발악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정말 좋은 펌제와 중화제로 깔끔하게 큐티클층을 여닫고 샴푸를 하든말든 상관없는 경지에 이르는 제품들이 시판되어 돌아다니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또 안심할 일이다.

 

그래서 어떤 미용사들은 직접 어떤 펌제나 중화제를 썼는지 물어보라는둥, 약제 by 약제이며 미용사 by 미용사이기 때문에 디자이너 말을 따르라는 단서를 달기도 한다.

 

 

*또 다른 대안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정~ 답답해서 샴푸를 하고 싶다면 '산성'샴푸로 머리를 감으라고 권장한다.

앞서 파마의 원리에서 살펴보았듯 큐티클층을 닫아주는 중화제는 '산성'이므로, 그 산성 샴푸로 머리를 감아주면 오히려 큐티클층을 더 단단하게 닫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어 오히려 파마가 오래가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는 산성샴푸들

 

*결론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냐?

1. 안전빵으로 1~3일간 샴푸로 머리를 감지 않는다.

2. 산성샴푸 또는 약산성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3. 현대기술의 힘을 믿고 그냥 집에 있는 샴푸로 시원하게 머리를 감는다.

 

취사선택이다.

인생에 누군가 답을 대신 찾아줄 수는 없다.

본인이 선택하고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 답이다.

누군가 내놓은 선택지를 그대로 따르는 것만큼 노예적이고 수동적인 삶은 없다.

 

그래도 내가 선택지를 몇개 좁혀주긴 했으니 이 중에서 잘 고르시길 바란다.

아니면 본인이 더 연구를 해서 새로운 선택지를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참고로 위 기술한 사항들은 파마뿐만이 아니라 염색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모든 시술들이 큐티클층을 열고 닫으면서 모발을 화학성분으로 조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큐티클층이 걸레가 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시술을 많이 한 모발을 '손상모'라고 일컫는다고 한다.

결국 '손상모'는 '큐티클층이 심각하게 열려있는 모발'과 동일한 말이겠다.

 

그래서 손상이 심한 모발의 경우, 더더욱 파마 후에 샴푸를 주의하라고 한다고 한다.

 

글쓴이 너는 어떡할래?

라고 묻는다면 나는 약산성샴푸를 하나 살 계획이다.

 

그 이유는

1. 머리가 핵직모라 파마가 빨리 풀리는 편에 속하는데, 괜히 도박했다가 파마가 빨리 풀려서 또 파마하느니 너무 위험한 선택은 않겠다.

2. 개인적으로 파마 후에 머리가 너무 답답하고 파마약 냄새도 X같기 때문에 감긴 감아야겠다.

라는 판단에서다.

 

많은 도움이 되셨길 바란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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