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첫 주주총회 후기/리뷰다.

정석적인 주식투자, 회사의 주인으로써 가치투자/장기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로써 주주총회는 꼭 가보고 싶은 행사였다.

 

내가 투자를 시작하기는 2019년 3월부터 주식을 시작했는데 2020년도에는 코로나 및 지방러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수도권까지 상경하기에는 너무 무리가 있어서 참석하진 못했었다.

 

그런데 2020년 하반기부터 내가 거주하는 지역인 광주광역시의 '광주신세계'에 투자를 하게 되면서 주주총회가 열리면 갈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투자를 시작하는 날부터 주주총회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는데 바야흐로 3월 주총씨즌이 찾아왔고 3월 초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광주신세계의 주총 날짜는 3월 23일이었고, 날짜가 다가오자 혹시 나는 기회가 된다면 사업과 관련한 질문도 해보고 싶어서 회계년도 2020년의 최신 사업보고서를 정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혹시나 간과하는 부분들이 있어 질문 시 민망함을 겪게 되지 않을까 싶어 이런저런 기사들도 자연스레 찾아보게 되었고 새로운 사실들도 많이 습득하게 되었다. (과거 배임 논란, 근교 재개발 예정)

확실히 닥치니까 더 공부를 하게 되는건 진리다.

 

아무튼 그래서 전날인 22일 밤까지 두개의 사업과 관련한 질문들을 준비했고, 주총 시작 시간 9시를 맞추기 위해 알람을 맞춰두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7시 30분정도에 일어나 여느때처럼 사과 한쪽을 먹고 견과류를 섭취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있는 옷 중에서 격식 있어 보이는 옷을 차려 입고 집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모태 뚜벅s 답게 전대후문에서 07번-03번 버스 환승을 통해 광주신세계로 향했다.

광주신세계 주주총회에... 대중교통을 타고 간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까...? 싶었는데 내가 존경하는 투자자 존리를 생각하며 나름 자기위안을 얻었다.

뚜둔~ 광주신세계의 위엄이다.

이게 90년대 후반에 지어진만큼 다른 지방의 백화점 건물에 비해 약간 오래된 연식st 느낌이 있다지만 2021년에 봐도 전혀 꿀리지 않는 위용이다.

 

여러 인터넷 자료들을 찾아보며 사진을 보니께 예전에는 옥상 위에 광주신세계 로고가 박힌 간판이 올려져 있었던데 지금은 없어진 것이더라.

그런데 없앤게 더 나은 느낌이다. 예전에 그게 있는것을 보니까 약간 이마트스러워서 별로였다.

 

 

광주신세계는 출입구가 총 3개가 있다.

도로에서 보이는 정면, 유스퀘어와 연결된 측면, 주차장과 연결된 후면이다.

주총시간이 9시라 백화점 개장시간 전인데 과연 어떤 문을 개방해놓았을까 궁금했는데 주차장과 연결된 후면에 이렇게 입간판이 똭 있더라.

정면과 측면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나는 역시 광주신세계 투자자인 여자친구와 함께 주총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들뜬 마음에 요 입간판을 열심히 사진찍고 있으니께 안에서 직원이 마중나오더라. 살짝 머쓱ㅎㅎ

 

안에서는 역시 백화점답게 양복 쫙 빼입은 쎄련된 직원들이 우리를 안내해서 먼저 발열체크+신분증검사+주주명부 확인을 거쳤다. 나는 주총 참석장을 가져왔지만 여자친구는 참석장이 없이 신분증만 가지고 갔는데 신분증만 있어도 입장에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주총 참석장이 있든 없든 주주명부에서 이름을 확인하고 싸인을 받던데, 주주명부가 노트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적으로 서류 뭉텅이로 엄청 두껍게 있어서 일일히 이름을 대조해서 찾던데 약간 아날로그틱 해서 의아했다.

그리고 코로나 관련 개인정보동의서도 작성하고, 직원의 에스코트에 따라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찍은 광주신세계 1층 사진이다.

아직 백화점 개장 전이라 손님 1도 없이 텅 빈 모습이다.

백화점 VVIP들은 개장 전후로 사람이 없을 때 특별 쇼핑도 즐긴다는데, 개장 전에 이렇게 들어와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려 기분이 좋았다ㅎㅎ

 

에스코트 해주는 직원은 주총 장소인 9층까지 우리와 동행했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더라.

굳 서비스.

 

주총장 바로 앞에는 또 한번의 주주명부 검사가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는 내 주총참석장도 가져가더라.

직원들은 여러명이 있었는데 모두 굉장히 친절했다.

백화점 주주총회라 그런가

 

 

그리고 입구에서 기념품 아닌 기념품으로 2020년 영업보고서 책자도 하나 들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내용은 별거 없더라.

DART에 올라온 사업보고서보다 훨씬 더 요약된 재무제표가 기재되어 있고, 형식적인 인사말들이 적혀있다.

주총 시작 전 모습이다.

우리는 주총 시작을 5분정도 남겨놓고 거의 마지막으로 입장했기에 참석자들의 수를 대략 볼 수 있었는데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더라.

 

그런데 많다고 해봤자 대략 20-25명정도?

그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의자를 다 떼어놔서 사람이 더 없어보이긴 했지만, 인터넷에서 본 주주총회 리뷰/후기에는 투자자가 단 한명 참석한 곳도 있다고 해서 별 기대를 안한것 치고는 많았다.

 

그리고 본격적인 주주총회가 시작되었는데 이제부터는 사진은 없고 묘사만 하도록 하겠다.

 

 

직원으로 보이는 숏컷을 한 여성분이 낭랑한 목소리로 사회를 봤는데, 거즘 주총장 내의 유일한 여자직원이었다.

9시 정각이 되자 그 직원이 주총 시작을 알렸고 국민의례 그딴건 모두 생략하고 씸플하게 행사가 시작되었다.

회의주관은 실질적으로 이동훈 대표이사가 나와서 했다.

광주신세계 홈페이지에서만 사진으로 봤는데 실제로 보니까 연예인 보듯 신기했고, 한 기업의 수장이라는 대표이사가 친히 나와서 진행할 정도면 그래도 '주주총회'라는 것이 나름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행사이구나 싶은 것을 느꼈다.

 

먼저 좋은게 좋은거지 느낌으로 씸플하고 형식적이며 짧은 인삿말이 있었고, 할아버지 사외이사들의 인삿말도 있었다.

사외이사들은 사업보고서상의 스펙으로만 접했는데 실제로 보니 영락없는 할아버지 그 자체더라.

약간 고급진 느낌을 기대했는데 그런것도 없었고 그냥 영락없는 퇴직하신 할아버지들이었다.

양복을 입었다는 정도가 다른 느낌이지 그냥 일반인?

 

그리고 이런저런 형식적인 감사보고, 출석주주보고, 재무상태표 보고등이 짤막하게 있고 나서 이제 본격적인 회의 안건 통과 투표를 하려는데... 앞줄에 앉은 어떤 분이 손 번쩍! 그리고 질문을 시전했다.

 

종이에 할 말을 써오셨던데 서두는... '회의와 무관한 이야기이지만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로 시작하여 자신은 6년째 광주신세계의 투자자인데 '유보금도 너무 많고 배당도 짜며 주가관리도 안된다. 너무한것 아니냐, 어떻게 좀 해봐라'가 요지였다. 

 

나는 사실 질문타임같은게 대학수업처럼 수업 및 행사가 다 끝나고 Q&A시간을 갖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회의 시간에 이렇게 뜬금없이 하니까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원래 그런가? 싶어서 나도 지금 준비한 질문을 해야하나 싶었는데 이어서 다른 사람도 비슷한 맥락의 질문을 하더라.

'이번에 로열티를 올렸던데 너무 올렸고 배당금이 너무 짜다... 이거 뭐냐?' 이런 맥락으로.

내가 로열티=경영수수료 관련 질문을 준비해왔는데, 질문이 이런식으로 다 나와버리면 내가 준비한 질문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세번째로 손을 들었고, 준비한 질문을 했다.

준비한 질문의 디테일은 아래와 같다.

 

 

내가 잘 아는 내용이라 그런지 막상 질문할 때는 별로 떨리진 않았다. (긴장할까봐 일부러 맨 앞에 앉기도 했음)

 

대표이사는 '요번 주총에는 질문이 좀 많네요~'하면서 모든 질문에 즉답을 해주었는데 상당히 쩔쩔매는 모습이었다ㅋㅋ 중간에 물도 마시면서 답변해주는데 그래도 성심성의껏 모두 답변해 주더라.

 

나는 솔직히 회사 입장에서는 50% 넘는 대주주가 떡하니 있는 상황이고, 우리는 다들 소액주주들이라 대충 무시하며 대응해도 우리가 어떻게 항의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생각해서 주주들을 하대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우리들을 존중해주고 대우해 주는 느낌이더라.

 

그런데 태도에 비해 답변들은 시원찮았는데 대부분 '유보금을 많이 둔 것은 우리가 보수적으로 운영을 해서 그렇다. 코로나라 실탄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마냥 유보해 두지만은 않을것이다'라는 등의 원론적인 답변만을 하였다.

 

그리고 나와 비슷하게 로열티=경영수수료 인상 관련 질문들도 많이 들어왔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우리 광주신세계만 독자적으로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제휴사들과 더불어 형평성에 맞게 인상을 한 것이다, 어쩔 수 없었다, 최대한 본사에서 가져올 수 있는 메리트들은 가져오겠다'라고 했다. 

 

이에 어떤 투자자는 '배당금으로 배당을 안하고 경영수수료 인상으로 대주주의 배를 불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나는 그 의혹에는 편을 들어주기가 어렵더라. 대표이사 말대로 경영수수료를 대주주에게 다이렉트로 주는것도 아니고 신세계에 주는 것에다가, 사실 신세계가 광주신세계에는 갑의 입장인데 수수료좀 올린다고 하면 뭐 광주신세계 입장에서는 어떻게 크게 저항을 하겠는가? 더욱이 다른 관계사들도 똑같이 한다는데...

투자자 입장에서 경영수수료의 인상은 아쉬운 사항이긴 했지만 솔직히 계속 꼽주기에는 미안한 부분이었다. 

 

또 예전에 이슈가 되었다가 좌초되었던 '복합쇼핑센터'건에 관해서는 아직 계획은 없다고 단언하더라. 구체적으로 건물을 세운다거나 하는 오프라인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확장한다면 1층 매장에 어쩌구저쩌구... LED 광고판 어쩌구저쩌구... 하더라. 그리고 나름 다른 사이트에서 계획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 기대해달라 하더라. 

 

 

그리고 주총 전 사전조사에서 알게 된 광주신세계에 빠삭하신 전문 투자블로거 '달무리'님이 경영수수료율과 더불어 새로 정관에 추가하는 통신판매/광고대행업과 관련하여 현수막광고판을 LED광고판으로 교체하는 건에 관한 질문도 하시던데 그런 질문을 듣고는 대표이사는 '저희보다 더 사업에 대해 잘 파악하고 계시군요'하면서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이런 날카로운 질문들을 하는 행동하는 주주들을 보니 대표이사나 대주주가 장난질치기 쉽진 않겠다 싶었다.

GOOD

 

주주총회의 클라이막스는 서울에서 아침에 KTX타고 내려왔다는 한 투자자였는데 후드티같은 후리한 옷을 입고 와서는 회의 시간에 계속 직원과 이야기를 하며 궁시렁거리고 질문도 가장 많이 하더라.

질문은 '광주신세계가 유보금도 많고 주가도 저평가되어있는 상태인데다가 배당금도 동결했다. 배당금이라는 것은 주주들에게 믿고 기다려달라는 메시지적인 측면도 있는 것인데 왜 동결하냐?' 이런 내용이었고 결론은 '주주환원좀 해라'='돈 내놔' 였다ㅋㅋㅋㅋ

 

머리가 클대로 큰 어른들이라 격식과 예절만 갖추었을 뿐이지 결국은 모두 각자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신경전/각축전인 느낌이라 뭔가 흥미로웠다. 얘들이나 어른이나 크게 다르진 않구나... 주주총회라고 해서 뭔가 전문적이고 진지한 이야기 할줄 알았는데 사실 그냥 서로 '돈 내놔라','안된다' 이야기구나 싶으면서 세상이란 참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느껴졌다.  

 

 

더불어 '2020년에 대주주 정용진 상속이벤트가 있었는데 광주신세계 주가는 요지부동하여 언짢다' 이런 느낌의 항의도 있었는데 이 대목에서는 대표이사가 질문 내내 주주들에게 자애로운 미소를 띄며 질문을 듣다가, 질문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급 정색을 하며 손가락으로 직원을 가리키며 고압적인 제스쳐로 딱딱 손짓을 하더라.

그러니깐 직원이 호다닥 달려와서 직원과 뭔가 귓속말로 대화를 잠깐 나누던데 깐지 지렸다.

주주들 앞에서나 친절하지 대표이사는 괜히 대표이사가 아니구나 싶었다.

뭔가 딱 카리스마 있는 느낌? 그 손짓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그 질문이 끝나고는 다시 대표이사는 미소를 지으며 '주주님이 상속 이벤트라고 하시길래, 상속이벤트가 뭔지 파아깅 잘 안되서 직원에게 잠깐 물어봤는데~'하며 답변을 해주더라. 

나는 사실 그 주주가 너무 질문을 많이하길래 제지좀 하라고 명령하는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순진한 대화였던걸로..

 

 

그리고 KTX 주주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서도 손을 들고 질문을 하던데 그 과정에서 한 주주가 갑자기 질문을 짜르고 '여기가 토론장도 아니고 그냥 회의 진행 합시다~'하고 훼방을 하더라.

그러니께 맨 처음 질문을 했던 맨 앞자리의 강성 주주가 '아니, 발언하는데 왜 방해하세요? 여기 직원이세요?' 하면서 싸우려고 하더라. 그러니까 말 자른 주주가 약간 당황하는듯 싶더니 '아니요? 주주인데요?'이러더라.

일순간 회의장이 긴장감으로 팽팽- 싸우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평정심 있게 일단락 되었고 질문하던 KTX 주주는 '어차피 찬반 투표도 안하는 상황인데 바쁘신 일이 있으면 질문 방해하지 마시고 먼저 나가시라~'이렇게 여유있게 대처하더라. 짬이 있는 주주같았다.

 

그리고 KTX주주는 사외이사 대표에게 '대표자로써 나와서 한마디 해달라. 현 광주신세계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확실히 확언을 하라'라고 요구를 했다.

그러자 진행하던 대표이사는 난색을 표하는 얼굴을 하면서도 사외이사 대표쪽을 바라보던데 사외이사 할아버지는 못들은척 그냥 서류만 만지작 거리더라.

그런데 KTX 주주는 물러서지 않고 계속 '한마디 확실히 확언을 해 주시라'라고 요구를 하여서 결국 사외이사 대표 할아버지가 나와서 한마디 하던데 뭐 그냥 '소액주주들에게 피해 없도록 최대한 힘 쓰겠다'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회의는 계속 진행되었는데, 뭐 '이익잉여금 처분 승인의 건' 이런 부분에서는 아까 그 KTX 주주를 훼방놨던 직원st 주주가 손을 들고 '아니 뭐~ 알아서 잘 하셨을 거니까 이런건 뭐 그냥 승인 합시다~'하면서 노골적으로 회사의 진행을 도와주더라. 이전에 주주총회 관련 썰을 들어보면 일부러 회사에서 직원들을 주주들 사이에 심어놓는다고 하던데 그런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구나 싶었다. 더불어 그런식으로 ONE TEAM이 될 생각을 안하고 회사 편을 드니깐 오히려 KTX 주주의 편을 들고 싶고, 더 회사에 반발심만 커지더라. 만약 광주신세계에서 원활한 회의진행을 위해 진짜로 스파이처럼 직원을 심어둔것이라면 이젠 심지 않길 바란다. 오히려 오기생겨서 더 질문하고 싶어진다.

 

아무튼 그렇게 안건 여러개가 땅땅땅 소리와 함께 처리되고 나서 폐회사와 함께 회의가 끝났다.

살짝 기대했던 기념품 따위는 없었고, 교회 끝날때처럼 대표이사와 주주들이 한명씩 악수를 한다던가 그런것도 없었다.

물론 나나 여자친구가 처음이기도 하고 좀 뻘쭘해서 바로 호다닥 나와버리기도 했지만^^

대표이사는 그냥 사외이사들 챙기기 바쁜 느낌이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나고 내려와서 다시 1층을 가로질러 후문으로 나오는데 한창 직원들이 백화점 오픈 준비를 하고 있더라. 특히, 명품 버버리의 옷들이 비닐에 싸여진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던데 그 모습을 보고 여자친구가 놀라워 하더라.

 

 

결론.

 

우선 기대 이상으로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한시간이었다.

그냥 시간 순삭되었다.

나 역시도 내 돈이 걸린 것이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몰입이 되었고, 주주라는 ONE TEAM이 있었기에 동질감도 있었으며 대표이사 및 임직원이라는 (우리에게는) 악의 대결구도가 있기에 어떤 대결을 벌이는듯 꿀잼 직관을 할 수 있었다. 거기에 나도 질문으로 한스푼 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광주신세계에 투자를 하면서 나 역시 대주주이슈로 약간의 불안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여러 강성주주들을 보면서 '나 말고도 눈을 부릅 뜨고 감시하는 주주들이 많구나' 싶어서 안심도 많이 되었다.

KTX주주나 달무리님 등 주주총회에서 질문하고 항의했던 주주들을 상대하며 쩔쩔매던 대표이사를 생각하면 정말 함부로 주주들을 상대로 장난질은 못치겠구나 싶었다. 나도 그 주주중의 한명이라는 소속감에 너무나도 뿌듯하고 좋았다ㅎㅎ

 

이후에 달무리님께 블로그 댓글로 들은 내용인데 항의를 가장 많이 했던 KTX 주주는 배당투자자로 유명한 '피트황'이라는 분이라고 한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국민연금 투자운용부서에 가서 강연도 했고, 몇몇 방송에서도 나올 만큼 네이밍 있는 투자자이던데 그런 가치투자자가 광주신세계에 투자하고 있다니 나 역시 종목을 잘 투자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주총회 갈까 말까 망설인다면? 단언컨대 추천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가본것과 가보지 않는것은 천차만별이다.

자신이 너무 소액주주이거나 혹은 젊다고 해서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내가 당당하면 된다. 그리고 당당해도 되는게 원리원칙상 1주만 있어도 나는 주주이고, 주주총회 참석은 당연한 권리행사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참석하고 싶다.

 

더불어 이 자리를 빌어, 소심한 주주들을 대표해 열심히 회사를 향해 항의해준 피트황, 달무리님들을 비롯한 강성주주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한다. 소수의 천재가 다수의 대중을 캐리한다는 말이 이런 맥락인가 싶다. 

 

이제... 주가가 오르는 일만 남았다.

광주신세계...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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